부산예술인 62.4% “코로나로 예술활동 수입 감소” 3년간 연평균 소득 1059만 원 그쳐
부산문화재단 ‘2021 예술인 실태조사’ 보고서 발간
응답자 2000명 중 42% “연 수입 500만 원 미만”
코로나19로 인한 예술인의 수입 감소가 수치로 확인됐다. 부산 문화예술인의 62.4%가 코로나 확산으로 소득 감소를 경험했고, 지역 문화예술인 65.6%가 코로나 관련 긴급생계지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향후 비대면 온라인 예술창작과 유통 활동에 대해 69.5%가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대답해 코로나로 인해 예술창작과 유통 활동의 변화에 대한 욕구가 높음을 보여줬다.
부산문화재단은 최근 ‘2021 부산광역시 예술인 실태조사’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예술인 실태조사는 부산 예술인의 활동 실태를 파악하고, 2030 부산 예술인 복지증진계획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예술인 실태조사에는 2015년과 2018년에 실시된 조사 내용에 더해 코로나로 인한 예술 환경 변화 등을 추가했다. 2021 예술인 실태조사는 부산 지역에서 거주 또는 활동하는 예술인 2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또한 부산지역 예술대학 재삭생 460명을 대상으로 ‘예비예술인 실태조사’도 추가로 진행했다.
2021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실시한 ‘제1차 예술인복지정책 기본계획 수립 방향을 위한 예술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 전국 예술인 평균 소득은 1426만 원이었다. 소득 중 예술활동 수입 비중도 전국 평균은 46.1%에 달했다.
이번 예술인 실태조사에서 부산 예술인들의 최근 3년간 연평균 소득은 1059만 원에 그쳤다. 또 수입이 500만 원 미만이라는 응답 비율도 42.5%에 달했다. 예술인의 소득 중 예술활동 수입 비중도 33%에 불과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사 대상에 서울·경기 지역 예술인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부산 예술인들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이 크고 예술인이 예술로 먹고살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부산 예술인의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가입률은 각각 21.8%와 23.8%로 저조했다.
부산 예술인의 연평균 개인 소득을 활동 분야별로 들여다 보면 연예 분야가 1196만 원으로 가장 높고, 문학 분야가 876만 원으로 가장 낮았다. 또 남성은 평균 1306만 원, 여성은 평균 879만 원으로 성별에 따른 연평균 소득의 차이가 컸다. 장애 여부에 따라서도 비장애인 1080만 원, 장애인 726만 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예술활동 변화에 대해 부산 예술인의 62.4%가 ‘예술활동 수입 감소’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예술인들은 관객-예술인 소통 기회 단절(45.2%), 창작활동 의욕 감소(41.1%)를 경험했다고 중복해서 응답했다. 특히 음악·무용·연극 등 공연 분야 예술인들의 경우 예술활동 공간 폐쇄, 예술활동 중단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비율이 다른 장르에 비해 더 높았다.
코로나 긴급생계지원 사업 40.4% ‘불만족’
“기본소득 개념 예술활동 수당 지급 등 필요”
비대면 온라인 창작·유통 활동에는 관심 높아
부울경 연계 예술지원정책 수립 필요 목소리도
코로나와 관련해 부산문화예술인 긴급생계지원 수급에 대해서는 65.6%가 지원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긴급생계지원 사업에 대해서는 59.6%가 ‘만족’, 40.4%가 ‘불만족’이라고 답했다. 특히 연령대가 높을수록 긴급생계지원 사업 절차와 규모, 과정 등에 대한 불만족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 위기 상황에 대비한 예술인 지원정책에 대해서는 47.1%가 ‘기본소득 개념의 규칙적 예술활동 수당 지급’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예술단체와 공간 운영 지원(17.8%), 중단없는 예술창작 발표기회 제공(17%)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로 본격화된 비대면 온라인 예술창작과 유통 활동을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6.3%가 경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비대면 온라인 예술활동 참여에 대해서는 69.5%가 ‘의향이 있다’고 답해 예술인들의 관심이 높음을 보여줬다. 또 예술인의 연령대가 높을수록 비대면 온라인 예술활동 경험 정도가 낮아 세대별 기술 격차가 있음이 확인됐다. 반면 60대 이상의 65.6%가 비대면 온라인 예술활동에 참여할 뜻이 있음을 밝혀, 앞으로 비대면 서비스나 플랫폼에 대한 60대 이상 예술인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예술인 실태조사에서 예술인 복지 증진을 위한 부산시 역점 정책 톱3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예술인 작업환경 개선(23.2%), 예술인 일자리 지원(21.6%), 예술인 사회보장 확대(18.7%) 등의 순서로 예술인 복지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예술인 실태조사에서는 예술지원정책의 부울경 연계 수립 필요성이 대두됐다. 실태조사 응답자의 51.2%가 부산 외 타 지역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의 활동 지역은 경남이 23%로 가장 많았다. 또 예비예술인 실태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5.8%가 졸업 후 부산 외 국내지역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최근 부울경 광역문화재단 협의회가 창립되는 등 동남권 문화자치 실현을 위한 협력이 가시회되는 만큼 예술인 지원정책에도 부울경의 연대 협력 강화 등 예술인 복지정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