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사설] 연평균 수입 1059만 원…지역 예술인 지원책 절실하다

[사설] 연평균 수입 1059만 원…지역 예술인 지원책 절실하다
전국 평균 74%선, 코로나로 더 악화…일자리·사회보장 확대 필요성 커져

부산 예술인들의 생계난이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심화되고 있다고 하니 걱정이다. 부산문화재단이 그제 발간한 ‘2021 부산시 예술인 실태조사 연구보고서’를 보면 지역 예술인들의 최근 3년간 연평균 수입은 1059만 원에 불과했다. 월 소득이 100만 원도 안 된다는 것인데,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그중 42.5%는 1년 수입이 500만 원 미만이라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생활인으로서의 삶을 유지하기조차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는 한 ‘예술인이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문화도시 부산’을 실현하겠다는 꿈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과감한 지역 예술인 지원책이 절실한 이유다.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난 가장 ‘불편한 진실’은 부산에서 예술가로 살아간다는 것의 신산함이다. 마음놓고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기반 조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 평균에 비해 월등히 낮은 소득이 그 심각성을 대변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올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국 예술인 평균 연수입은 1426만 원으로 집계됐으니, 부산 예술인 소득은 전국 평균의 74%에 불과하다. 게다가 지역 예술인의 62.4%가 코로나 확산으로 소득 감소를 경험했고, 65%가 코로나에 따른 예술인 긴급 생계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팬데믹 이후 지역 예술인의 삶이 더욱 척박해졌음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소득이 적을 경우 예술인 사회안전망이라도 제대로 구축돼 있다면 나을텐데, 이마저 여의치 않다. 부산 예술인의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가입률은 각각 21.8%와 23.8%에 그쳤다. 2018년 전국 예술인 평균(산재보험 27%, 고용보험 24.1%) 보다 저조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부산의 문화예술환경에 대한 예술인들의 평가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예술인의 복지 지원환경에 대해 89.3%가 부정적으로 답변, 가장 높은 불만족도를 보였다. 이런 척박한 환경은 예비 예술인들의 ‘탈 부산’ 가속화와 미래 지역 예술인재 고갈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지역 예술대학 재학생의 55.8%가 졸업 후 타지역 활동 의사를 밝힌 반면 부산에 남겠다는 응답자는 33%에 그쳤다.

현실성 있는 ‘부산형 예술인 지원정책’의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산문화재단의 조사 취지가 부산시 예술인 복지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듯, 예술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맞춤형 정책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 지역 예술인들이 가장 역점을 두기 바라는 복지정책으로 ▷작업환경 개선 ▷예술인 일자리 지원 ▷사회보장 확대 등 3개 항을 꼽은 만큼, 이의 적극적인 반영 노력이 요구된다. 올해 내로 부산시가 수립할 ‘2030 부산예술인복지증진계획’에 이를 충실히 담아야 함은 물론이다. 아울러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예술활동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디지털 기술적 한계를 토로하는 예술인이 60%를 넘는 현실을 고려한 지원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디지털 콘텐츠팀 inews@kookje.co.kr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