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먼구름 한형석 일대기 뮤지컬로 만든다···탄생 110주년 기념 심포지엄·평전발간

광복군 제2지대 선전조장 시설의 한형석. 부산문화재단 제공

부산 출신의 독립운동가이자 음악가, 문화운동가인 한형석(1910~1996) 선생 탄생 110주년을 맞아 그의 일대기를 담은 뮤지컬이 만들어진다.

한형석 선생의 삶과 업적을 재조명하는 국제심포지엄이 열리고 평전도 발간된다. 또 독립운동을 펼친 중국 시안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부산과 중국 예술가의 국제교류사업도 펼쳐질 예정이다.

부산문화재단은 ‘부산의 정신, 부산의 삶, 예술로 기억하다’를 주제로 ‘먼구름 한형석 탄생 110주년 기념사업’을 펼친다고 14일 밝혔다.

한형석 선생은 1910년 동래 교동(현 명륜동)에서 의사이자 독립운동가인 한흥교 선생의 아들로 태어난 뒤 1915년 중국으로 이주했으며 부친의 영향을 받아 항일운동에 투신했다. 신화예술대학 예술교육과를 졸업하고 1939년 시안에서 중국 국민당 중앙집행위원회 전시공작간부훈련단 예술반 교관으로 항일투쟁을 시작했다. 같은해 한국인 독립운동단체인‘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입대해 교관을 맡았다. 이 부대가 광복군에 편입된 뒤 <신혁명군가>, <압록강 행진곡>, <출정>, <아리랑 행진곡> 등 다수의 항일군가를 작곡해 발표했다. 1940년 5월 시안에서 항일 오페라 <아리랑>을 초연하는 등 근대음악사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1948년 9월 귀국한 그는 정부의 요직을 맡아달라는 권유를 뿌리치고 부산으로 귀향했다. 부산극장장으로 일하면서 영화 <낙동강>의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전쟁 때에는 전쟁고아들을 위해 사재를 털어 자유아동극장과 색동야학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후 부산대학교 중어중문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1996년 86세를 일기로 영면했다.

노년의 한형석. 부산문화회관 제공

부산문화재단은 우선 그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을 만들기로 했다. 공모를 거쳐 제작자를 선정한 다음 11월쯤 부산문화회관에 작품을 올릴 계획이다. 부산문화재단은 이번 기념사업에 2억5000만원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항일운동 궤적과 음악 및 연극 분야 등의 업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대규모 국제 심포지엄을 11월 중 열기로 했다. 부산문화재단은 국내 연구자는 물론 중국에서 한형석 선생을 연구한 베이징대 량마오춘 교수 등을 발표자로 초청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그의 삶과 창작 작업을 비평적 관점에서 조명하는 ‘먼구름 한형석 평전’도 발간하기로 했다.

올해 4~11월 부산과 중국 시안, 상하이 지역의 문화예술 교류를 펼치기로 했다.

기념사업과 함께 그의 행적을 담은 각종 1차 사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하고 시민의 관심을 불러모으기 위해 올해 상반기 중에 시민을 대상으로 1차 학술발표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강동수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먼구름 한형석 선생은 광복군에서 활동한 항일 독립운동가이자 한국 현대음악의 발전에도 큰 기여를 했으며 해방 후 부산 문화예술 발전의 주춧돌을 놓은 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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